한편, 누군가에게 거액의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이 암살단의 뒤를 쫓는데...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이들의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이 펼쳐진다!
관람일 | 2015/07/24, 2015/07/29, 2015/07/30
나치정권, 유대인 학살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꽤 많이 봤어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처음으로 본 것 같다. 본 적이 있는데도 기억을 못하는가 싶어 일제강점기 배경으로 한 영화를 검색해 봤는데 내가 본 영화는 하나도 없다.
개봉 이틀 뒤에 친구와 함께 처음 관람하고 29일(어제) 혼자 두 번째로 관람했다. 워낙 급물살을 타고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핫!한 영화다보니 수준 미달인 관람객들도 많았다.─통제 안되는 재잘재잘 미취학 아동이나, 통제 안하는 부모나…, 우르르 몰려와서 서로서로 자기네 집 안방인 마냥 중계하며 관람…, 아니, 시청하는 아줌마들─볼만한 사람들 다 보고 나면 한 번 쯤 더 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도둑들 같은 스토리는 없고 볼거리로만 채운 영화보다는 훨씬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 시나리오, 연출, 모두 좋았지만, 시대적인 배경이 여운을 더더욱 진하게 해 줬다고 생각한다.
139분. 짧은 러닝타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화 도입부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늘어지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계속 긴장되어 있지는 않아 피로도는 덜한, 완급이 상당히 잘 조절된 영화라고 느꼈다. 특히,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와 영감(오달수), 속사포(조진웅)과 황덕삼(최덕문), 이 두 커플(?)의 케미스트리가 꽤나 맛깔스러웠다. 멋있으면서도 웃기고 진지하면서도 긴장을 탁 풀리게 하는 코드가 있었다.
'문과 망했으면' 외치는 이공계생이라 국사를 자세히 아는 편이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관련 전공자들의 말로는 시대 고증도 꽤 잘 된 편이라고 한다. 실제로 저 당시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담배를 많이 피웠는데 영화 초반, 배우 진경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나 옥윤이가 이야기하는 만주사변 등.
굳이 영화평에 생채기를 내자면, 도둑들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이정재의 캐릭터라던가─배우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성향의 캐릭터에 똑같은 캐릭터를, 그것도 같은 사람(최동훈, 이기철)이 쓴 시나리오에 캐스팅 한 것이 아쉽다는 것─ 연기에 흠도 없고, 캐릭터도 전혀 다르지만 큰 배역들의 중복되는 캐스팅 때문에 자꾸 “씹던껌”이 떠오르는 배우 김혜숙의 등장. 뭐 이 정도?
굳~이 꼽아 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지만 정말 재밌고 여운도 있는 영화다. 천만은 문제 없을 것 같다.
〔추가〕여러번 봐야 눈에 들어오고 머리로 이해되는 장면이 있는 것 같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아닌 듯…. 하지만 달리 받아들이자면 보면 볼수록 여운이 남는다. 처음 볼 때는 감정은 전해져왔지만 눈물이 나진 않았는데 두번, 세번째, 결말을 알고 보니 장면 하나하나에 자기만의 의미부여를 하고 씬마다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었달까. 아무튼 추천하는 건 같지만 별점은 반점 깎는다.
☞ 아네모네에서 카와구치를 인질로 안옥윤을 풀어주고, 영감은 지하터널을 뚫지 않는다. 이미 결과가 빤히 보였기에. 그럼에도 도련님의 한 마디에, “아, 우리 가야지.” 움직이다가“3천불, 우리 잊으면 안돼.” 안옥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하수도를 통해 청계천에 도착한 뒤, 총탄에 숨을 잃어가면서도 혹여나 도련님은 살 수 있을까, 길목을 막아선 일본 헌병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쓰러진다.
상관을 쏜 안옥윤
☞ 안옥윤은 염석진이 그녀를 찾아갔을 당시, 상관을 쏴 죽인 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구금중에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상관을 왜 쐈냐는 질문에 어린 독립군 군인은 “누나는 그 새끼 실수로 쏜겁니다. 재판이 잘못된거지.”라며 안옥윤을 감싼다. 독립군을 뒤로하고 염석진과 길을 떠날 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애정을 가득담아 배웅한다. 잘 다녀와. 살아 돌아와. 그리고 한밤 기습 전투에서 순식간에 기관병 넷을 처리한 그녀는 실수로 죽인 것이 아니라 말한다.
이에 미루어 볼 때, 독립군 상관은 변절자였거나, 직위를 이용해 나쁜짓을 일삼았다거나, 아무튼 개자식이었음이 분명하다.
Humoresque ─Dvorsak
☞ 임시정부 대원들의 등수장면에서 바이올린으로 연주한,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며, 화면 한 켠에 이를 연주하는 임시정부 대원이 비친다. 명우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쓰러진 염석진을 바라보며 과거를 회상하는 안옥윤 위로, 조금 더 풍성한 악기로 연주되는 유모레스크가 배경음악으로 얹어진다.
슬프고 암울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를 반영한 배경음악이려나.
영화 내용 중 회자되며 약간의 논란이 있는 부분이 몇 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 신부 입장과 동시에 안옥윤이 강인국에게 건넨 한마디. “만주에서 온 언니는 왜 죽이셨어요?”
☞ 안옥윤과 미츠코는 둘 다 강인국의 딸로, 쌍둥이. 그러나 극 중 확실히, 미츠코가 언니, 안옥윤이 동생이다. 각자 다른 곳에서 자라면서도 미츠코는 자신이 언니이며 옥윤은 자신이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자란다. 옥윤의 거처에서 대면 해서도 미츠코는 이렇게 말한다. “언니가 다~ 해결해!”. 개인적으로 논란 될 거리가 전혀 없는 대사라고 생각했는데, 최동훈 감독의 실수다 vs 옥윤의 고의적 오류다로 약간의 논란이 있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 옥윤의 고의적인 대사다.
가솔린 가게에서의 작전에서 미츠코를 발견하고 강인국이 자신의 부친임을 안 옥윤은 총상을 치료하러 간 병원에서 상당히 괴로워한다. 독립 운동가인 자신의 아버지가 암살 대상인 악질 친일파라니…! 내가 생각하기에 옥윤은 미츠코가 강인국의 손에 죽기 전 까지는 강인국 암살 작전을 다시 수행하려는 계획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자신의 거처에 찾아와, 딸인 자신을, 비록 육체는 미츠코였지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쏴 죽인 강인국에게 엄청난 충격과 환멸을 느낀 것 같다. 그리고 한 번쯤 만나고 싶었던 언니를 죽인 것에 대한 원망. 자신을 죽인 것에 대한 원망. 나를 왜 죽였냐. 그런데 사실 죽은건 니가 23년간 기른 내 언니다. 당신은 내가 딸인걸 알고도 그리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인간이구나. 당신같은 인간 때문에 불쌍한 미츠코만 죽었다. 나는 당신이 이런 인간인 줄도 모르고 어제 그렇게 괴로워했다.
자식인 자신에게, 그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긴 것, 그로써 언니가 죽은 것에 대한 분노와 원망과 죽은 언니에의 연민, 자신에 대한 연민 같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대사에 담겨있지 않나 생각한다.
절대 실수로 볼 수 없는 대사인 것 같은데 왜 논란이 되는 걸까…. ㅎㅎ
2. 해방 후, 김구와 김원봉 선생의 대화. “그 많은 후원금은 누가 보냈을까?”
☞ 처음 영화를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이 안풀려 두 번째 볼 때 정말 유심히 대사를 들었다. 1949년, 해방 후. 정확히─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건 아니지만─“마지막 후원금이 온 것이 십년도 넘었다.”라고 한다. 하와이 피스톨이 죽은 것이 1933년인 16년 전. 독립 운동 단체에 후원금을 보내다가「10년도 훨씬 전」에 후원금이 끊길 수 밖에 없는 인물은 하화이 피스톨 뿐이다.후원할 수 있는 돈이 많고─살인청부업자였으므로─ 독립단체에 호의적이며─아래에 덧붙이겠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은밀하게 보여준다─10년도 전에 후원금을 끊을 수 밖에 없는─16년 전에 죽었으니까─인물은 하와이 피스톨 뿐이다.
하와이 피스톨을 표면적으로만 받아들인다면 독립운동에 관심이 없는, 오히려 기피하는 인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미라보에서 옥윤에게 “동포끼리 돕고 삽시다.”고 말 하는 점─물론 이 부분은 과대 해석일 수 있다.─ 그리고 염석진의 제안에 “이 조선인들은 왜 죽어야 하냐” 묻는다. 그리고 경성에 도착해서는 암살단원들의 움직임이 밀정같지 않자 께름직해하며 청부살인을 주저한다.
이것 또한 내 과대해석일지 모르나, 하와이 피스톨은 그동안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청부 살인은, 그들과 엮이면 귀찮다는 것을 핑계로 거절해 오지 않았나 한다. 돈 만 주면 아무나 죽여준다는 소문과 다르게 그들과 엮이면 골치아프다며 선뜻 받아들이지 않다가 염석진이 독립운동가이며 그들이 밀정이라는 말에 열흘 뒤에 보자며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들이 밀정이 아님을 알아차리자 마자, 카와구치 대위에게 “작전은 끝났다.”고 말하며 그들을 죽이지 않기로 했음을 밝힌다.
또, 카와구치 대위가 꽃이 든 양동이를 쏟은 소녀를 죽이고, 그 간 죽인 조선인이 300명이 넘음을 밝히자 그를 죽이겠다 결심한다. 결정적으로 그는 살부계[각주:2]의 일원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와이 피스톨이 독립운동가가 아니었을 뿐, 독립운동에 호의적이며 뜻이 있음은 충분히 보였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결론은, 후원금을 보낸 사람은 하와이 피스톨이다. 내 생각에.
3. 염석진은 실제로 죽었는가.
☞ 죽었다고 봐야한다고 본다. 염석진의 죄책감을 나타내기 위한 장치였다면, 명우의 얼굴이 망가져 있을 필요가 없다. 염석진은 그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이 부분 역시 궁금함에 밀정임이 발각되어 명우에게 총격을 가하는 장면을 유심히 봤는데, 명우가 아닌 다른 독립운동단원은 몇 발의 총탄에 죽은 것이 확실했고 명우는 복부에 칼을 맞은 뒤, 턱 부위에 총을 맞는다. 김구는 염석진이 밀정임을 확신하고 그들을 보냈으므로 명우는 충분히 살았다고 볼 수 있다.
할아버지가 된 염석진에 비해 늙지 않은 안옥윤 때문에 염석진이 죽은 것이 허상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안옥윤은 1911년생, 1933년 당시 23세, 1949년 당시 39세이며 염석진은 1949년 당시 62세 이므로 1933년에는 46세, 1911년에는 24세가 된다. 염석진이 24세에서 46세가 되도록 늙지 않은걸 볼 때, 23세에서 39세가 된 안옥윤이 늙지 않았다고 해서 허상이라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ㅋㅋ
(그리고 김원봉이 불 붙이지 않은 마지막 두 잔이 안옥윤과 명우가 살아남았음을 암시하는 장치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염석진이 총을 맞고 쓰러진 배경이 사실 논란의 주된 원인인데, 유심히 본 결과, 염석진이 총에 맞아 휘청대며 열고 나가는 문은, 카메라 동선을 따라 봤을 때, 염석진이 옥윤을 쫓아 열고 들어온 문과 동일한 문으로 보였다. 문이 열리기 전 까지 문 위쪽으로 들어올 때와 같은 시장의 모습(골목을 따라 하얀 천이 천장을 이루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문이 열리고 나서 황량한 벌판으로 바뀌는데, 흰 천이 흩날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동지들의 배반자, 친일파의 말로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다. 다시 본 결과, 염석진이 열고 들어온 문과 총상을 입고 열고 나간 문은 다른 문이며 문이 열리기 전, 문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과 열리고 나서 보이는 풍경이 동일한 것으로 보아 공간 역시 허상이 아닌 듯 하다. 상징적 의미 부여를 위해 장치적으로 마련한 공간인 듯 하다.
아무튼, 단순하게는, 염석진의 죄책감에 의한 허상이라면 명우의 얼굴이 망가진 채 수화를 하고, 옥윤이 통역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염석진은 “염석진이 밀정이라면 그를 죽여라.”라는 김구의 임무 하달 대사를 모른다.
4. 증인이 대체 누구야?
☞ 증인이 누구냐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증인은 곱추.─곱추가 누군지도 모르겠다면 배우 정규수를 검색, 얼굴을 확인하길 바란다. 기억이 날 것이다.─ 영화 초반에 1949년, 검사에게 “그 땐 내가 밀정이었거든.”이라는 증언 이후, 1933년 배경으로 넘어간다. 일본 제국주의를 추앙하기 위한 듯 한 영상을 보고 있는 어두운 극장에서 염석진이 누군가를 좇는데 그것이 바로 곱추다.─거의 바로 다음 장면에서 곱추가 정보를 팔고 있다. “김구 그 새끼가 내가 그 돈을 띠어 먹었다고 의심하더라고요!”, “물론 조금 띠어 먹었지요.”, “이 정보는 얼마에 사실 겁니까?”
김구, 김원봉, 염석진이 모인 씬에서 염석진의 이 작전은 우리 셋만 알고 있는 거냐는 질문에 김구가 이렇게 대답한다.
“곱추도 조금 알고있지. 그래서, 곱추는 잡았나?” 그러자 염석진 曰 “일단 수배 내려 놨습니다.”
〔메모〕증인(곱추)를 살해한 범인. 검사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뛰어들어가는 시점에 문을 연 채 다른 곳을 응시하는 경찰을 짧지 않은 시간동안 비춰준다. 두 번 볼 때까지 중요한 씬이 아니라 생각하여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도 자세히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 경찰이 염석진에게 아네모오-네 하수도가 청계천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개아들놈이었던 것 같다. 이거 확인하려면 암살 또 봐야하나...ㅠㅠ
5. 김구와 염석진
☞ 덧붙여, 김구는 이미 염석진을 밀정으로 의심, 아니 거의 확신하고 있었던 듯 하다. 그래서 타겟은 신문에서 확인하자고 하며, 서랍 열쇠를 액자 뒤에 숨기는 모습을 고의적으로 보여준다. 사사키와 접선하는 현장을 잡기 위한 함정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사사키와 만나려면 염석진이 넘길 정보를 알아야하기 때문. 그래서 염석진이 미라보 직원을 뒤져 보겠다는 말에 상해 한번 더 갔다오라한다.
〔사족〕명우와 세광이 염석진과 정이 조금만 덜 들었다면, 그래서 사사키와 동시에 죽여버렸다면, 아니, 김구가 명우와 세광이 아닌 다른 이를 보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ㅠㅠ 염석진 이 개아들놈…. 그 좋은 머리, 그 잘난 총질로 이리저리 자기 팔아먹는 창녀짓이나 하고….
6. 하와이 피스톨
☞ 엄청난 암살능력, 해군 장교 복장, 능수능란한 '군인인 척', 살부계 등을 토대로 볼 때, 일본에서 부친이 남작 작위를 받는 당시 그는 일본에서 무관학교나 해군사관학교 따위에서 유학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와이 피스톨이 미라보 여관에 있었던 이유는 현상금이 걸린 일본 갱단이 청부살인 타겟이었기 때문.
〔+〕커피를 마시던 하와이 피스톨은 안옥윤의 조선어를 듣고 일부러 설탕을 타고 숟가락을 입에 문다.─그러고는 안옥윤 귀여워서 웃음….
〔+〕카와구치에게 죽은 소녀는 하와이 피스톨과 영감이 경성역에 처음 도착해서 지도 살펴볼 때 뒤에서 꽃을 팔고 있었다.(꽃을 사기도 했는데 편집 되었음.)
끝으로….
“몰랐으니까. 해방될지 몰랐으니까!” ─염석진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 ─안옥윤
“저 새끼 죽이러.” ─하와이 피스톨
“저 끝까지 갑니다.” ─속사포
“난 너 같은 창녀는 아니잖아” ─하와이 피스톨
“야, 3천불. 우리 잊지마.” ─영감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 ─김원봉
“16년 전 임무. 염석진이 밀정이면 죽여라. 지금 수행합니다." ─명우, 안옥윤
적고 보니 경성스캔들 차송주가 떠오른다.
“먼저 가신 분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이 땅에서, 마음껏 연애하고 마음껏 행복하세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한승원의 소설에는 '살부계(殺父契)'라는 은밀한 계모임이 나온다. 이것은 해방 후 좌우익이 충돌할 즈음 좌익 활동가들 사이에 조직된 것인데, 친일 행위로 축재(蓄財)를 한 아비나 인민의 적인 지주(地主) 아비를 용서하지도 못하면서 차마 제 손으로 죽이지 못하는 아들들이 서로 품앗이 해 아버지를 대신 죽여줌으로써 누대(累代)의 죄를 씻으려던 계를 말한다. ─[시민칼럼] 아버지 죽이기, http://www.yj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71[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