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ng, and Adult
어릴 적 나는, 하루하루가 모이고 한달 두달이 모여, 일년, 이년이 흐르면 그리고 스물 여섯 즈음이 되면─젊은 선생님들이 주로 이 나이였다─아주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더 어린 나이에는 '멋진' 어른이 되어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점점 그 나이에 가까워지면서는 멋지지는 않더라도 '어쨌든' 어른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 뭔가 지금과는 확연히 다르고, 인생이라는 것에도 익숙해지고, 아주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어른.
그 나이가 되어서야, 그리고 지나서야 깨닫는다. 죽을 때 까지 어른이란 것은 될 수 없다는 것을. '어른'이란, 아이들에게나 존재하는 되어야하는 이상과 같은 존재일 뿐이고, 죽을 때 까지 아이인 나는, 그리고 우리는, 언제쯤 나는 어른이 될까-하는 고민을 죽는 그 날 까지도 할지 모른다. 생각해보면 14살의 나와 지금의 나는 별반 다를게 없다. 더군다나 사고방식도 성격도 조숙했던 나로서는, 더더욱. 그 당시와 지금,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그대로인데, '나'라는 알맹이를 싸고 있는 포장이 조금 변했고, 낡았고, 그 포장에 어울리는 치장이 변했다. 그 뿐, 내 알맹이는 여전히 덜 여문 10대 중반, 그 정도다.
사람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로, 특히 재기발랄하고 혈기왕성한 여고생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은 그 때문 일지도 모른다. 알맹이는 그 곳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데, 껍데기에 주어진 현실은 너무 버겁고 고통스러워서. 내 알맹이에 어울리는 시절을 갈구하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누가, 어떻게 나쁘다 하겠는가. 어린 시절을 소망하는 것은 순수함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때묻고 싶지 않다는 작은 바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어른'들의 세상 속에서 아이의 마음을 갈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사람은 항상 이상향을 찾아 헤매는 존재니까.
그러니까.
그 옛날의 나를 그리워해도 괜찮다. 어른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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